붓다차리타 5 -담을 넘어 출가하다 여시아문 2005.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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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잠부 나무 아래의 정관

1. 왕은 뛰어난 보배로 유혹했지만 석가족의 태자는 편안치 않았다.
마치 심장에 독화살을 맞은 사자와 같이.

2. 어느 때, 태자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화술이 능하고 총명한 대신의 아들을 데리고 왕의 허락을 받아서 밖으로 나갔다.

4. 그는 아름다운 숲 속으로 깊이 들어갔다. 농부가 씨를 뿌리려고 갈아 놓은 땅에서 물결같이 굽이치는 밭 이랑을 보았다.

5. 흩어진 풀이 쟁기에 끊겨 찢기고 작은 벌레와 곤충들이 죽어 있는 밭에서 태자는 마치 자기가 죽은 듯이 슬펐다.

6. 바람과 먼지에 쌓인 농부의 몸은 변해 있고 짐을 나르는 소도 피로에 지쳐 있었다. 이것을 본 거룩한 태자는 측은함을 느꼈다.

7. 태자는 말에서 내려와 슬픔에 가득 차 대지를 거닐면서 이 세상의 생멸을 애처롭게 느꼈다.

8. 홀로 깊은 생각에 잠겨 따르던 벗들을 뒤로 물리고는 잎이 흔들리는 쟘부 나무 밑으로 갔다.

9. 아리따운 풀에 싸인 청정한 대지 위에 앉아 이 세상의 생멸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의 안온함을 얻는 길로 들었다.

10. 드디어 마음의 안온함을 얻고 대상에 대한 애욕에서 벗어난 왕자는
무루의 고요한 초선(初禪)을 얻었다.

11. 최고의 기쁨과 안락한 삼매를 얻어 세간의 유정(有情)들을 여실히 관찰하고 다음과 같은 것들을 자세히 생각했다.

12. "아! 슬프다. 유정들은 늙음과 질병과 죽음을 따르면서도 늙음과 질병과 죽음에는 눈이 멀었구나.

13. 유정의 모습을 여실히 본 내가 남의 생명을 못 본 체 한다면
최고의 법을 아는 것이 아니다."

14. 그는 기쁨도 없고 괴로움도 없고 의혹도 없고 침울함도 없으며
애욕에 끌리지 않고 교만도 없어졌다.


나. 한 줄기 빛, 사문를 만나다

15. 애욕의 티끌이 없는 청정한 자각으로 이 위대한 사람의 슬기가 더욱 빛나자 비구의 옷을 입은 자가 홀연히 나타났다.

16. 태자는 물었다. "그대는 누구십니까?"
"뛰어난 분이여, 나는 생과 죽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려고 출가한 사문입니다.

17.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멸하는 법이므로 생사에서 벗어난 불멸의 경지를 구합니다. 감관과 대상에 애착하지 않습니다.

18. 나는 사람 없는 빈집이나 숲 속 나무 밑에 머물면서 애욕을 떠나
최고의 목적을 위해서 걸식하고 있습니다."

19. 이렇게 말한 그는 태자의 곁으로 다가와서는 공중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는 태자에게 전생을 떠올리게 하기 위해 나타난 천계의 사람이었다.

20. 그가 새와 같이 하늘로 올라갔을 때, 뛰어난 분은 기뻐하며 놀랐으니 도리를 확실히 보고 출가를 결심했다.

21. 그러나 따라온 사람들을 생각해서 숲 속에 오래 머물지 않고
급히 말을 타고 왕궁으로 돌아왔다.

22. 그는 늙음과 죽음을 멸하기 위해 숲 속에 머물고 싶으면서도
마치 코끼리 왕이 숲에서 성으로 돌아오듯이 내키지 않는 길을 다시 돌아왔다.

23.석가족의 부녀자는 그를 우러러보고 길가에 앉아서 합장 예배하며 말했다. "아! 이런 남편을 가진 여인은 얼마나 즐겁고 행복할 것인가?"

24. 이 때에 그 음성은 뇌성 같이 울렸다. 태자는 이 소리를 듣고 최고의 적정을 얻었으니 '행복'이라는 말에서 그는 '완전한 열반'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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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향락을 누린 뒤에 출가하라

25. 그 때에 황금산의 봉우리 같은 몸과 코끼리 같은 손, 우뢰 같은 목소리와 비쉬누의 눈, 사자의 힘과 달 같은 얼굴의 태자는 불멸의 법을 얻고자 궁전으로 들어갔다.

26. 사자의 걸음으로 서서히 왕 앞으로 나가니 그 모습은 천계의 신
사나트크라마가 인드라 앞으로 나가는 듯하였다.

27. 몸을 굽혀 합장하며 말했다. "부왕 마마, 저의 바람을 허락해 주소서. 이 삶을 떠나 해탈을 위해서 출가코자 하옵니다."

28. 그의 말을 들은 왕은 코끼리에게 부딪친 나무와 같이 떨면서
흰 연꽃망울 같은 왕자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29. "부디 그런 마음을 갖지 말아라. 그대는 아직 법을 구할 때가 아니다. 젊은 나이에 출가하면 많은 과실이 있느니라.

30. 감관이 대상에 대하여 호기심을 느끼고 고행을 감내하지도 못할 것이니, 한적한 곳에서는 수행할 수 없을 것이다.

31. 사람의 도리를 다하는 그대여, 그대에게 왕위를 넘기고 내가 출가할 때이다. 용감한 그대여, 아비를 버리고 떠나간다면 그대의 길은 옳지 않구나.

32. 그러하니 그대는 결심을 버려라. 그대는 가문의 법을 즐겨라.
젊음의 향락을 누린 뒤에 고행림으로 들어가라."

33. 왕의 말을 듣고 태자는 칼라빙카의 목소리로 대답했다.
"마마, 만일 네 가지를 해 주신다면 고행림으로 가지 않겠나이다.

34. 나의 목숨이 죽음으로 가지 않도록 나의 몸이 질병에 빼앗기지 않도록 나의 젊음이 늙음으로 가지 않도록 이 세상의 영화를 빼앗기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35. 얻기 어려운 것을 말한 아들에게 부왕은 말했다. "그런 쓸데없는 마음을 버려라. 지나친 희망은 마땅치 않느니라."

36. 이 때 수미산과 같이 중후한 태자는 말했다. "만일 이 희망을 이룰 수 없다면 불타는 집안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37. 이 세상에서는 헤어짐이 확실한 것이니 올바른 법대로 헤어짐이 최상이옵니다. 나는 죽음을 떠날 힘이 없으니 만족이 없습니다."

38. 이와 같이 해탈을 바라는 아들의 결심을 확실하게 들은 왕은 '가지 마라'고 엄명하고 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여러 가지 특별한 방법을 생각했다.

39. 대신들은 존경과 애정으로 설득하고 아버지는 눈물로 만류하니
태자는 비탄 속에 거처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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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 아름다움 이면의 추함

40. 흔들리는 귀걸이에 아리따운 젖빛 얼굴, 수심에 찬 얼굴에 흔들리는 젖가슴, 사슴 같은 표정으로 바라보는 젊은 여인들.

41. 황금의 산과 같이 빛나는 태자는 아리따운 여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말씨와 감촉과 몸매와 성품으로 그녀들의 마음을 빼앗아 버렸다.

42. 그리하여 해질녘에 왕자가 높은 누각에 오르니 태양같이 빛나는 몸은 스스로 붉게 솟아올랐다. 마치 어두움을 없애려는 태양이 수미산에 오르듯이.

43. 달빛이 백설의 히말라야 상상봉을 비추듯이 천녀들이 비사문천을 둘러싸고 있듯이, 밤이 되자 여인들은 여러 가지 악기를 가지고
거룩한 그에게 다가갔다.

44. 그러나 태자는 하늘의 음악에도 관심이 없고 즐거움도 없었다.
오직 최고의 목표, 지극한 행복을 찾을 뿐이었다.

45. 이 때에 고행에 뛰어난 아카니슈타 천이 그의 결심을 알고 심히 걱정하며 몸을 바꾸어 나타나서 그녀들을 모두 잠들게 했다.

46. 어떤 여인은 무릎 위에 빛나는 보물을 걸치고 노한 듯이 손을 뒤척이며 손으로 뺨을 만지고 누워 있었다.

47. 어떤 여인은 비파를 놓고 팔을 벌려 가슴을 헤친 채 자고 있었다.

48. 어떤 여인은 갓 피어나는 연꽃송이 같이 부드러운 두 팔로 작은북을 안고 자고 있으니 마치 연인을 품에 안고 있는 듯했다.

52. 어떤 여인은 팔찌를 한 채 서로 얼싸 안고 몸을 굽히고 자고 있는데
젖을 먹이듯이 유방이 축 쳐져 있었다.

54. 어떤 여인은 사랑의 유희 뒤에 오는 피로한 기색으로 두 다리 사이에 악기를 끼고 누워 있었다.

56. 어떤 여인은 머리가 흩어진 채 옷깃을 풀어헤치고 배를 내밀고 있었다. 마치 코끼리에게 매를 맞는 여인과 같았다.

57. 어떤 여인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부끄러움이 없이 코를 골며
은밀한 곳을 움직이면서 몸을 드러냈다.

59. 다른 여인은 입을 크게 벌리고 침을 흘리고 술에 취해 쓰러진 것이
여인의 아름다움은 간 데 없고 추악해 보일 뿐이었다.

60. 이와 같이 품성과 생각 따라 잠을 자면서도 여러 가지 광태와 추태를 보였다. 마치 연꽃잎이 바람에 떨어져 물위에 뜬 듯.

61. 이와 같이 각양각색으로 누워 있는 모습이 몸은 아름답고 말은 감미로우나 태자에게는 지극히 비천하여 혐오스럽게만 느껴졌다.

62. 추악함이 세상의 본질이니 여인의 본성도 이와 같구나. 여러 가지 옷과 장식에 현혹되어 남자들은 여인에게 애착을 느낀다.

63. 만일 남성이 여인들의 모습을 제대로 본다면 결코 방일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인이 수승하다는 생각에 애착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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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 마침내 성을 넘어 출가하다

64. 이와 같이 나타난 모습과 본성을 알고 그날 밤에 성문을 나갈 마음을 일으키니 신들은 그 마음을 알고 성문을 열었다.

65. 잠자고 있는 여인들을 비천하게 여기면서 누각을 내려온 왕자는
미혹을 떨쳐 내고 궁전 밖 뜰로 나갔다.

66. 마부 짠다카를 깨워 말했다. "급히 말 간타카를 끌고 오라.
나는 죽지 않는 감로를 얻기 위해 나가련다.

67. 오늘 나의 마음은 만족스럽다. 나를 이끌어 줄 스승이 있으니,
나는 지금 애욕을 없앴다.

68. 시녀들이 부끄러움도 모르고 내 눈앞에서 잠을 자고 성문도 스스로 열렸으니 이젠 내가 이 곳을 떠날 때로다."

69. 짠다카는 대왕의 뜻을 잘 알았고 명령도 알고 있었으나
신묘한 힘에 이끌려 말을 끌고 오게 됐다.

70. 황금 재갈을 물려 넓은 안장을 씌우고 힘과 용기가 넘치는
준마를 끌고 곁으로 왔다.

72. 태자는 말을 껴안고 연꽃 같은 손으로 쓰다듬으면서
적진으로 돌진하려는 사람과 같이 조용히 명했다.

73. "대왕은 너를 타고 자주 적을 정복하였다. 나도 또한 죽지 않는 경지를 얻으려고 너를 타고 지금 가려고 한다.

74. 감각의 대상을 얻으면 즐거움을 얻고 재보를 얻으면 벗을 얻기 쉽다. 불행에 떨어지거나 법을 구할 때에는 벗을 얻기 어렵다.

75. 그릇된 경우에나 올바른 경우에나 이 세상에서 벗이 된 자에겐
반드시 얻은 것을 나누어 줄 것이니라.

76. 그러하니, 나에게 올바른 법이 있음을 알고 유정을 이롭게 하기 위해 출가함을 알아라. 그대는 자신을 위해서 유정을 위해서 속력과 용기로써 노력해다오."

77. 마치 친구를 대하듯 말에게 이른 뒤 떠나려 하니 어둠 속의 발걸음은 광명으로 빛나고 태양이 가을 구름 위에 떠오른 둣 하였다.

78. 한밤중에 하인들이 잠을 깨지 않도록 용감한 준마는 울부짖음도 없이 침착하게 슬픔도 두려움도 없이 뚜벅뚜벅 나아갔다.

79. 이 때에 야크샤들은 기뻐하여 몸을 굽히고 황금의 팔찌로 장식한 팔을 뻗어 연꽃 같은 손으로 말굽을 받들었다.

80. 무거운 빗장으로 굳게 닫혀서 코끼리도 쉽게 열 수 없는 성문이
왕자가 나갈 때엔 소리 없이 열렸다.

81. 사랑하는 아버지와 어린 아들,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없는 영화를 미련 없이 버리고 궁성을 떠나갔다.

82. 진흙 속에 피어난 연꽃 같은 눈을 뜨고 도성을 바라보며 사자후를 토했다. "삶과 죽음을 떠난 저 언덕을 보지 않으면 다시 가필라 성으로 돌아오지 않겠노라."

83. 이 말을 듣고 비사문천의 권속을 기뻐하고 천상에 사는 천녀들도 마음으로 기뻐하며 왕자의 성취를 지성으로 찬양했다.

84. 불의 몸을 가진 다른 천신들은 그의 결심이 지극히 어려움을 알고,
마치 구름 사이로 비치는 달빛같이 밤길을 비췄다.

85. 저 말을 마치 태양이 떠오르듯 흐르는 별 같이 달려서 별빛이 아직 남았을 때에 수많은 유순을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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