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차리타 26-오늘밤에 열반에 들리라 여시아문 2005.07.27
첨부화일 : 없음
가. 슬픔에 잠긴 바이샬리

1. 붓다가 열반에 들 곳으로 떠나자
일식에 하늘이 어두워지듯
바이샬리는 빛을 잃었다.

2. 남편을 잃은 여인과 같이
자랑도 기쁨도 사라지고
모든 것은 슬픔에 젖어 빛을 잃었다.

3. 그 모습은 마치 학식 없는 아름다움 같고
덕 없는 지혜와 같아서
행동이 따르지 않는
어눌하고 공허한 말과 다름없으니

4. 행동이 졸렬한 용기와 같고
청정함이 없는 자애와 같고
천박한 재보와 같고
법에 어긋나는 행위와 같았다.

5. 가을비를 맞은 듯
사라 나무(사라쌍수)도 시들어버리니
우수에 잠긴 듯 생기를 잃었다.

6. 사람들은 먹지도 않고
괴로워하며 울고만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어떤 사람은 붓다를 찬양했다.

7. 이렇듯 바라나시의 모든 사람들이
생각을 잃고 일손을 놓으니
비탄에 잠겨 우는 것만이 유일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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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최고의 행복을 가르치신 분

8. 이에 대신 싱하는
고뇌를 억누르며
단호히 말했다.

9. "그릇된 길의 외도들을 항복시키고
올바른 가르침을 설하신 붓다는
그 길을 스스로 열어 보이시고
다시 오지 않을 길을 떠나셨다.

10. 그와 같이 덧없는 세간을 버리시니,
스승 없는 중생들은 빛을 잃었으나
스승은 적정의 세계로 떠나셨다.

11. 최고의 스승이
궁극의 고요함으로 가 버리시니
그와 함께 광명도 끝이 나고
나의 확고함도 소멸될 것이다.

12. 붓다를 잃은 이 땅,
신통력 자랑하던 나후샤 왕이
하늘에서 떨어진 곳 같으니
이 땅에서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13. 더위에 지친 사람이 물에 의지하고
추운 사람이 불에 의지하듯이
의혹을 끊기 위해 애쓰는 사람은
누구에 의지해야 좋을 것인가.

14. 불을 붙이기 위해 풀무질을 하듯이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풀무질하시던 분
이 세상의 스승이신 성자가
세간에서 떠나시니 법도 멸하리라.

15. 악법에 속박된 자들에게 닥쳐오는
늙음과 죽음의 큰 수레바퀴를
어느 누가 와서 스승처럼 부수어 줄 것인가.

16. 인더스 강기슭의 마른나무가
봄이 지나면서 물기를 머금듯이
탐애에 집착하여 들뜬 사람은
누구의 말로 만족을 얻을 수 있을까.

17. 수미산과 같이 굳건한
일체지자이신 스승 또한 쇠퇴하시니,
이러한 세간에서 누구를 믿을 것인가.

18. 괴로움에 싸여 사는 사람이란
처형장으로 가는 사형수 같으니
죽기 위해 태어난 것이나 다름없으리.

19. 덧없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
나무가 예리한 톱에 잘리어 나가듯
쇠멸의 톱날에 잘리고 찢긴다.

20. 모든 번뇌를 불태워 버린
최승의 지혜를 가진 유정의 스승
그도 끝내는 입멸하시는구나.

21. 모진 생각을 가진 유정이 사는 무지의 물에는
애욕의 풍랑이 끊이질 않는데
생사의 바다를 헤매는 격정의 물고기를
지혜의 큰배로 건네주시는 분.

22. 늙음의 가지와 병의 꽃
죽음의 뿌리를
능히 지혜의 칼로 자르시는 분.

23. 무명은 불씨요 탐욕은 불길,
대상은 섶과 같은 데
청정한 지혜의 물로써
죄악의 불을 끄시던 분.

24. 적정의 길을 가며
어두움을 없애고
최고의 행복을
자애로써 가르치신 분.

25. 모든 번뇌의 뿌리를 찾아
적정의 도를 두루 다스리시던 분.
모든 유정을 이롭게 한 일체지자는
비로소 궁극의 열반을 위해 떠나시는구나.

26. 부드럽고 아름다우면서도 힘찬 음성
긴 팔을 가지신 대 성자에게도 종말이 있거늘
누구에겐들 종말이 없겠는가.

27. 황량한 벌판을 가던 목마른 나그네가
물을 보고 급히 달려가 듯이
현명한 자는 올바른 법으로 달려갈지니.

28. 무상함은 귀천을 가리지 않음을 아는
올바른 법에 눈 뜬 이
잠을 자면서도 항상 깨어있어야 하리."

29. 인간 중의 사자요,
지혜를 먹는 자인 싱하는
이와 같이 유정들의 죄를 질타하고
생사를 모두 버린 붓다를 찬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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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오늘 밤에열반에 들겠노라

30. 생사의 뿌리를 끊고
계율로써 미혹한 마음을 억제하려는 그는
지극히 착한 길에 머물려고 했다.

31. 보시로써 아만을 꺾고
법으로써 적정에 이르니
붓다가 열반에 들려는 지금,
이 땅이 텅 빈 것을 알았다.

32. 이 때 일체지자는
코끼리의 왕과 같이 벌떡 일어나
바이샬리를 바라보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33. "바이샬리여, 이제 마지막으로 너를 본다.
목숨이 남아 있는 동안에
열반에 들 곳으로 나는 가겠노라."

34. 고별의 말을 마친 붓다는
우러러 받들며 정법을 구하려
따르던 무리를 향해 돌아서기를 권했다.

35. 내친걸음 보가성에 이르러
일체지자는 비구들을 향해
이렇게 설했다.


36. "나는 오늘 한밤중에 열반에 들겠노라.
그대들은 마땅히 법에 의지할지니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것
다른 모든 것은 헛될 뿐이다.

37. 경전 속에도 들어 있지 않고
계율 속에도 나타나지 않은 것은
나의 참 뜻에 어긋나느니
그러한 것들은 결코 받아 지니지 말라.

38. 그런 것들은 모두
법이 아니고 율도 아니며 나의 말도 아니다.
뭇 사람의 말이라도 그릇된 것은 버려야 한다.

39. 오로지 청정한 가르침을 받아 가질지니
그것은 조금의 뒤바낌도 없는 가르침이다.
그것이 법이요, 계율이며
실로 나의 말이니라.

40. 그러므로 마땅히 바르게 헤아려
누구나 닦아 얻어야 하리니
달리 믿을 것은 없다.

41. 이러한 나의 간곡함을 알지 못하면
법 아닌 것을 법이라고 알아서
그릇된 지식에 빠지게 된다.

42. 그릇된 지식을 받아 지님은
무분별의 망념 때문에
금을 동으로 아는 것과 같다.

43. 지혜가 없어 진실을 모르면
가르침의 그림자를 실체로 알아
진실한 가르침을 보지 못한다.

44. 연금사가 황금을 얻기 위해
갈고 자르고 달구듯이
계율과 경에 의해서 바른 법을 얻어라.

45. 참된 법 바르게 알지 못하면
옳지 않은 것을 옳다고 생각하고
옳은 것을 옳지 않다고 보게 된다.

46. 마땅히 내 말의 참 뜻을 헤아려
여실히 알아야 할지니
그릇된 견해는 흉기와 같다.

47. 일찍이 온 일 없는 밤길을
달빛으로 찾기 어렵듯이
그릇된 말에 의해서는 참뜻에 이르지 못한다.

48. 참뜻을 모르면 법을 잃고
법을 잃으면 혼란에 빠진다.
그러므로 그릇됨이 없는 참뜻에 의지해야만
마음이 미혹에 빠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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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춘다의 공양

49. 이와 같이 좋은 말씀 남기고
파파 마을로 나아가니
많은 사람들이 공양을 올리며 우러렀다.

50. 그 때 춘다라는 한 사람 있어
그의 공양을 받으니
스스로를 위함이 아니라 춘다를 위함이었다.

51. 제자들과 같이 춘다의 공양을 받고
법을 설한 다음
붓다는 다시 쿠시나가라로 나아갔다.

52. 드하니카라고 하는 강을
춘다와 같이 건넌 다음
한적한 숲으로 갔다.

53. 황금과 같이 빛나는 붓다는
황금의 강(히란냐냐바티 강)에서 목욕을 마치고
슬퍼하는 아난다에게, 이렇게 말했다.

54. "아난다여, 야마카샬라의 동산
그 가운데에 자리를 깔아라.
나는 오늘 한밤중에 열반에 들리라."

55. 아난다는 붓다의 말을 받들어
눈물을 머금고 자리를 깐 다음
붓다를 기리며 탄식했다.

56. 인간 중의 최고자가 이 자리에 드는 까닭은
두 번 다시 깨어나지 않기 위해서요
모든 고뇌를 멸하기 위해서이다.

57. 마침내 붓다는
오른쪽으로 누워 팔을 베개 삼고
두 발을 포갠 다음
제자들에게 둘러싸였다.

58. 그 순간
새들은 소리를 내지 않고
비탄에 빠진 사람들은
명상에 잠긴 듯 고요히 머물렀다.

59. 바람도 없어
나뭇잎도 흔들림이 없는데
꽃은 눈물인 양 떨어져 내렸다.

60. 나그네의 걸음을 재촉하듯이
서산마루의 태양도 급히 기울었다.

61. 이와 같이 입멸의 자리에 누운 일체지자는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는 아난다에게
자애롭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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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내가 열반에 든다고 알려라


62. "내가 열반에 들 때를 마투라 족에게 알려라.
아난다여, 내가 열반에 드는 것을 보지 못하면
훗날 슬픔과 후회가 따르리라."

63. 아난다는 이 말을 받들어서
붓다가 열반에 들것임을
마투라 족에게 알렸다.

64. 아난다의 말을 들은 마투라 족들은 통곡하면서
사자에 쫓겨 산에서 내려오는 소와 같이
번민 속에서 당황하며 달려왔다.

65. 찢어진 옷에 흩어진 머리로
황급히 숲으로 다가오니
그 모습 마치 하늘로부터 받은
모든 공덕 잃은 듯했다.

66. 이와 같이 달려온 그들은
붓다를 향해 눈물로 경배하니
아픈 마음을 달래려는 듯
그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67. "지금 마땅히 기뻐할 때,
근심과 고통은 부질없는 일이라.
오랫동안 바라던
얻기 어려운 그것을 얻었을 따름이니.

68. 지, 수, 화, 풍을 떠난
지극히 고요한 불멸의 경지이며
감각의 대상을 초월한 적정이며
최고의 진리이니
이는 곧 모든 고통과 생사를 떠남이다.

69. 가야에서 깨달음을 이루었을 때
생사의 모든 원인을
뱀이 허물 벗듯 영원히 버렸으나
쌓인 인연으로 오늘까지 이어온 것이다.

70. 고의 큰 모임인 다섯 가지가 없어지고
크나큰 두려움인 태어남이 없어져
큰 고통에서 벗어나는 이 때,
어찌 울어야 할 고통이 있겠는가."

71. 적정에 드실 때의 최후의 음성,
붓다의 이 말을 듣고도
뭇 사람들 고통을 떨치지 못하니
그들 중의 장로가 말했다.

72. "마치 불타는 집을 빠져나 온 것 같아
하늘의 신들도 기뻐할 일이거늘
어찌 사람이 기뻐하지 않으랴.

73. 다만 일체 중생을 해탈로 이끌 여래가
열반에 드시면 다시는 못 뵈리니
그것을 슬퍼할 따름이다.
안내자를 잃은 광야의 나그네가
어찌 헤매지 않으리요.

74. 일체지자이자 대성선이시며
모두의 스승이신 분을 만나고도
최고의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금광을 그냥 지나치고 빈궁에 시달리는 사람처럼
이 세상에서 비웃음을 사리라."

75. 이와 같이 공경 합장하며
지극히 선하고 고요하고 오묘한 뜻으로
찬탄 받은 최승자는
마치 자식을 대하듯 이렇게 말했다

76. "참으로 그러하다.
나의 가르침대로 행하여
고뇌의 그물을 보면 해탈하리니.
요가의 행으로 정진할지니라.

77. 약을 먹지 않은 사람이
병을 이길 수 없듯이
나의 이 지혜를 만났다 할지라도
힘써 행하지 않으면 고뇌를 이길 수 없다.

78. 법을 보는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나를 본다.
안일하여 정진하지 않는 사람은
곁에 있어도 내게서 떠남과 같다.

79. 정진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고
계율을 지키려는 사람은
모든 선업을 위하여 근신하라.
고뇌에 흔들리는 마음은
바람 앞의 등불과 같다."

80 이와 같이 최승자이신 붓다의 가르침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마음 아파하던 마투라 족들은
강물을 건너서 저 언덕에 이른 듯
서서히 마을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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